상단여백
HOME 이슈 포커스
[골목상권, 변해야 산다②] 전통시장의 명암? 편의시설·서비스가 '답'시설 현대화 거친 광명시장, 주변 대형 상권보다 고객 多
신정 제일시장, 뉴타운 개발 앞두고 낙후된 시설로 적막 흘러…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광명시장(좌)과 양천구에 위치한 신정 제일시장(우). (사진=전은지 기자)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 장을 보는 장면이 나오면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끄는 장면이 나온다. 간혹 전통시장이 나오지만 싸움이 벌어지는 등, 사건이 발생한다. 드라마가 우리의 삶을 반영한다고 했을 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 대한 이미지가 극과 극으로 나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도 전통시장보다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비율이 더 높다. 그러나 시설이나 서비스 현대화를 거친 전통시장을 살펴보면 다양한 상품과 식품, 먹거리를 비롯 의류, 가구까지 대형마트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곳도 많다. 대기업 상권과 경쟁했을 때도 뒤처지지 않는 곳으로 거듭나 골목상권의 '반란'을 보여주는 듯하다.

투자를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거듭난 광명시장과 노후화로 상권이 쇠퇴한 신정 제일시장을 찾아 비교해봤다. 두 사례를 통해 전통시장과 같은 골목상권도 변화한다면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려 한다.

◇ 현대화한 전통시장, 대형마트 못지 않은 규모와 시설로 인산인해
- 광명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광명시 내 대표적 상권으로 거듭나
- 시장 옆 쇼핑센터 상권과의 상생도 눈여겨 볼만해

경기도 광명의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광명시장은 약 4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지난 2004년 7월, 약 69억의 사업비를 투자해 현대화를 거친 광명시장은 공중 화장실, 비 가리개 시설, 도로, 하수도 등 환경 개선은 물론, 통합 콜센터까지 만들었다. 이에 ‘전통시장육성특별법’에 의거 2008년에는 ‘인정시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약 388개 점포가 운영 중인 광명시장은 시설 현대화를 거친 전통시장 중에서도 가장 잘 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시장을 방문한 날은 많은 비가 내렸지만, 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광명시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시장 내 도로와 하수설비, 비가림막 등을 갖췄다. 통로가 넓어 장을 보기에도 쾌적한 환경이었다. (사진=전은지 기자)

방문하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잘 정비된 시장 내부 통로였다. 일반 전통시장은 통로가 노후된 곳이 많아 곳곳이 움푹 패여, 빗물이나 점포에서 나온 하수가 고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광명시장은 포장된 도로와 함께 하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광명시장은 거리마다 색깔을 부여해 찾기 쉽도록 해 놓았다. 이정표는 물론, 화장실과 카페, 사물함 등 고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했다. (사진=전은지 기자)

두 번째로 독특한 점은 도로에서나 볼 수 있는 이정표였다. 각 거리에 색깔을 부여해, 빨강·초록·파랑·보라·노랑·남색거리 등 판매 상점이 구별되어 있어 방문객이 찾기 쉽게 만들어 놓았다. 이정표 외에도 점포 위치 안내도와 저울 등이 갖추어져 있어 이용의 편리성이 높아졌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고객 안전과 편의를 위한 시설 설비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었다. 고객쉼터에는 남·여·장애인 화장실과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반짝이 카페’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전통시장 내 화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광명시장도 이에 대비해 화재예방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전은지 기자)

또한 도로에 소화전 위치를 표시해 두어 시장 내 생길 수 있는 화재예방에도 철저했다. 실제로 지난 1995년 대형화재가 발생해 상가 및 점포가 소실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최근 이어지는 전통시장 화재에 민감한 듯, 깔끔하게 정비된 소화전 시설이 눈에 띄었다.

30분 무료 주차권 증정, 저울 등 시설은 물론 서비스 측면에서도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 또한 바로 옆 마트 상권과도 상생하는 듯 보였다. (사진=전은지 기자)

이와 같은 편의시설과 안전시설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방송 안내를 통해 시장 방문객에 한해 반짝이 카페에서 음료를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고 시장 이용객을 위해 30분 무료 주차권 제공 등, 광명시장이 얼마나 시설 현대화와 서비스 강화에 집중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눈여겨 볼 점은 주변 대형마트나 쇼핑센터 상권보다 더 활발한 골목상권의 모습이다. 시장 바로 옆에는 ‘크로앙스’라는 쇼핑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내부에는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연결된 대형마트인 이마트 메트로, 롯데시네마 등의 골목상권을 위협할 수 있는 대형 상권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쇼핑센터 이용객보다는 시장 이용객이 더 많았으며, 시장 내부에는 쇼핑센터와 연결되는 입구가 있어, 대형 상권과 골목상권이 상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 전기시설, 화장실, 도로 등 시설 낙후된 전통시장
- 양천구 신정 제일시장, 옛날 전통시장의 모습 여전해

앞서 광명시장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전통시장과 골목상권도 시설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직 서울 등 각 지역에 있는 일부 전통시장은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주변 대형마트나 동네마트 등에 상권을 빼앗긴 모습이었다.

신정 제일시장 내부 전경. 상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인근 마트 전단지를 보며 "이렇게 싸게 파니 시장이 장사가 안 된다"며 푸념을 늘어놓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시장 내 활기를 찾기 어려웠다. (사진=전은지 기자)

양천구에 위치한 신정 제일시장은 낙후된 시설로 인해 이용객을 찾기 어려웠다. 물론, 이 시장도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다. 과거 지하철 2호선인 신정 네거리 역이 개통하기 전에는 이 지역의 중심상권이었다. 그러나 신정동 일대가 뉴타운 개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규모가 축소됐고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된 것이다.

낙후된 시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비가림막은 있었지만 위험해보였으며, 도로 정비가 되지 않아 물이 고인 흔적이 많았다. 전형적인 옛 시장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진=전은지 기자)

광명시장과 비교했을 때, 지붕 설비는 갖추어져 있지만, 천막으로 되어 있어 안전성이나 시설 유지 측면에서는 불안해 보였다.

통로 역시 정비되어 있지 않아 곳곳에 하수 등이 고여 있었다. 일부 좌판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점포가 정리는 잘 되어 있었지만,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채소를 파는 상인들이 마트 전단지를 보며 “이렇게 싸게 파니 시장이 장사가 안 된다”며 푸념하고 있었으며, 점포 상인들은 손님이 없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등 시장은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또한, 내부에 소상공인진흥공단 지원사업인 ‘나들가게’에 참여했던 동네마트가 있었지만 낙후된 상권에 문을 닫은 듯, 셔터가 내려져 있으며 내부에는 다른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정부사업 중 하나인 나들가게는 폐점한 듯 문을 닫고 있었으며, 내부는 다른 식품을 팔고 있었다. 시장 주변에는 농산물이나 과일을 파는 전문 상점이 많았으며 고객들이 더 많이 찾고 있었다. (사진=전은지 기자)

뉴타운 지정으로 인해 전통시장 상권이 쇠퇴되었다고만 평가하기엔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지하철과 버스 등의 대중 교통편으로 인한 접근성이 좋을뿐 더러, 시장 뒤편 역 근처에는 SSM(홈플러스 익스프레스)과 농산물, 과일 등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상점이 방문객으로 인해 활기를 띄고 있었기 때문.

신정동 뉴타운 개발로 신정 제일시장 등 기존 전통시장은 정비를 통해 쇼핑몰로 조성될 예정이므로 이곳 상권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전통시장이 개발로 인해 사라진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 정부, 내년도 예산안에 골목상권 지원 방안 마련

이처럼 두 곳의 전통시장을 비교해봐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개선할 의지만 있으면, 대형마트와 견주어도 상권이 쇠퇴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도 내년도 예산안에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 지원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신규 사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첫째로, 소상공인 특별자금이다. 경영사정이 열악한 영세 소상공인에게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 매출연동 자동상환, 사후관리 컨설팅으로 소상공인의 부채부담과 경영 안정화를 돕는다.

둘째는 중소슈퍼 체인화 신규지원 사업이다.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슈퍼에 상품공급능력을 갖춘 단체, 상품공급사가 자율적 체인 본부를 만들 수 있는 활동기반을 마련하도록 돕는다. 사업관리·슈퍼바이저 관련 인력과 공동마케팅·점포환경개선·점포운영지원·점주 집합교육 등을 통해 단체별로 최대 2억원을 지원한다.

셋째는 상권 활성화 지원이다. 낙후된 상권에서 임차인·임대인간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주민·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역상권위원회를 두어 자율적 상권 활성화를 추진하는 사업이다. 점포 400~700개 이상 밀집한 상권에 매출·인구·사업체수가 2년 연속 감소하는 지역을 대상권 활성화를 위한 환경·시설 개선, 고객유치활동 및 공동마케팅 등 공동사업 비용을 지원한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골목상권은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의 지원 정책에는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 전문가들은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어떤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그들을 만나 해결방안을 들어봐야 할 것이다.

전은지 기자  rosaej@sbiz.news

<저작권자 © sbiz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은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