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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변해야 산다①] 장보기, 물건 사러 갈 때? 대형마트 먼저 찾는 사람들소비자, 동네마트·전통시장 시설 불편해 대형마트 더 선호
정부 지원제도 있지만, 경영악화·점주 의지 부족해 폐업 늘어

장을 보러가거나, 어떤 물건을 사러 갈 때 사람들이 보통 떠올리는 곳은 ‘대형마트’일 것이다. 좋은 품질의 제품과 저렴한 가격때문에 찾는 경우도 있지만, 편리하고 쾌적한 시설과 환경 때문에 찾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각종 통계를 봐도 대형마트 방문율이 동네마트나 전통시장 방문율보다 높게 나타난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은 2015년 골목형 시장에 선정돼, 특화환경조성 등으로 시설개선이 이루어진 곳 중 하나다. 그러나 아직 이 곳과 같은 시설을 갖추지 못한 전통시장이 많다. (사진=전은지 기자)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나 골목에도 마트나 전통시장과 같은 상권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그 곳을 찾는 발길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때 시설과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골목상권은 왜 그들을 따라갈 수 없을까?

각종 IT 기술을 접목하고 미래로 가는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에 비해 점점 과거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골목상권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식료품 구입 비율, 대형마트가 높아

리서치 전문 사이트 오픈서베이에서 조사한 ‘2016 식료품 구매 트렌드’에 의하면, 1,382명의 응답자 중 42.2%가 주요 식료품 구매 채널로 대형마트를 선택했다. 동네마트는 39.2%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으나 여전히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이들의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트렌드 모니터가 2015년에 조사한 ‘재래시장 활성화에 관한 조사’에서도 86.6%가 주로 대형마트를 방문하며, 대형마트는 51.9%, 동네슈퍼는 43.9%, 전통시장은 42.1%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하는 구매 행태는 오래 전부터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독특한 점은 있었다. 오픈서베이 조사를 보면, 지난해 월평균 방문 빈도수를 볼 때 전통시장이 11.69회로 가장 높았으며, 동네마트가 11.49회로 대형마트의 6.20회보다 높았다. 방문빈도 비율도 동네마트를 3일에 한번 방문하는 비율이 62.6%로 가장 높았으며, 재래시장이 59.6%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대형마트는 발견하기 쉬울 정도로 많이 생겨났다. 실제로 각종 통계에 의하면, 대형마트 방문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동네마트를 비롯한 골목상권은 경영악화를 겪기도 한다. 사진은 이마트 광주점 전경. (사진=위키백과)

이러한 이유는 구매 품목의 차이에 있었다. 주요 구매 품목을 살펴보면, 대형마트에서는 정육/계란류(60.7%)나 냉장/냉동/간편식품류(49.1%) 등 오래 보관하고 구매 비중이 높은 제품들을 가장 많이 구매하며, 재래시장에서는 채소(80.4%), 과일/견과(59.9%) 등 신선하고 저렴하고 자주 사용하는 품목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문빈도와 구매금액은 반비례했다. 방문빈도수가 가장 높은 전통시장은 지난해 1회 평균 구매 금액이 29,100원에 그쳤지만, 대형마트는 67,500원으로 가장 높았다.

◇ 동네마트나 전통시장, 불편한 점 많아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동네마트나 전통시장이 근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만 찾는 것일까. 여기에는 시설적인 측면과 이를 충족시켜줄 다른 유통 채널이 많기 때문이다. 트렌드 모니터의 ‘재래시장 활성화에 관한 조사’ 중 ‘재래시장을 잘 안 가는 이유는?’에 대한 질문에 주차 불편이 66.8%, 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이 51.5% 등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교통 불편이 49.6%, 좁은 통로 등으로 이동 불편이 48.0%, 대형마트·SSM 등 다른 쇼핑 시설 이용이 47.7%, 편의시설의 비위생이 43.2%로 뒤를 이었다.

(사진=트렌드 모니터)

실제로 시장 내 천장지붕 시설, 주차장, 화장실 등 시설의 현대화를 마친 서울과 일산 등의 전통시장을 방문해 본 결과, 이용 시 불편함은 있었다. 구조적인 문제이지만 좁은 통로로 인해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는 이동이 불편하기도 했다.

5일장이 서는 일산시장의 경우 ‘장날’이 되면 도로 우측 끝 1차로는 상인들의 매대 설치로 인해 차량 통행이 용이하지 못했다. 상설시장이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용인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대형마트 등 여타 구매 채널과 비교했을 때는 편의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모습은 동네 마트도 마찬가지다. 거리적인 측면에서 가깝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때 시설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일부 동네 마트는 카트가 있지만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 부족하며, 제품 가격 표시 등도 오기가 많아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 정부 등 제도적 도움 있지만, 골목상권 개선의지는 ‘글쎄...’
- 골목상권 개선 돕는 ‘나들가게’ 참여 점포 점차 줄어
- 나들가게 폐업 사유로 경영악화, 취소 사유로는 점주 의지

대형마트 등에 집중되는 방문율은 물론, 골목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지난 2012년부터 계속됐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은 지방자치단체장의 명에 따라 영업시간 (24시간 운영하던 곳은 대체로 오전 0~8시 운영 금지) 제한, 매달 2일 이내(지자체별로 둘째·넷째주 수·일요일)를 의무휴업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2012년 법 개정 당시에만 전통시장의 영업실적 증가 등이 나타났을 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이 2012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강동·송파지역 전통시장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점포의 42.0%가 일평균 매출액과 고객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제한 이전에는 일평균 매출이 59만9천원이었으나, 영업제한 이후에는 68만2천원으로 8만3천원이 올랐다. 영업제한 이전 일평균 구매 고객 수는 71.4명이었지만, 영업제한을 시행한 이후에는 77.6명으로 6.2명이나 방문고객이 증가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그러나 동네마트나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들도 유통시장 변화에 맞는 개선의지가 있어야 하지만 그 역시도 부족해 보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사업 중 ‘나들가게’는 동네 슈퍼마켓 등 골목상권의 시설과 경영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POS 등 시설 개선과 정책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방면으로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지만 나들가게 개점 점포수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2015년 4월말 기준으로 지역별 나들가게 개점현황을 보면, 2010년 전국 나들가게 점포수는 2,302곳에 달했지만, 2014년에는 517곳에 불과했다.

슈퍼마켓 분포 비중이 18.7%(7만 6천곳 중 1만 4천곳)로 가장 높은 경기도를 보면, 2010년 나들가게 점포수가 369곳이었지만 2014년에는 66곳으로 줄었다. 그 다음으로 높은 서울의 2010년 나들가게 점포수는 339곳이었지만, 2014년에는 64곳으로 감소했다.

나들가게 폐업/취소 사유 현황 (자료=나들가게)

나들가게 제도를 통해 동네 슈퍼나 마트의 경영 개선 기회가 주어지지만, 나들가게를 폐업하거나 취소하는 사유로는 경영악화가 93.2%(1,306곳), 점주의사에 따른 취소가 74.5%(161곳)로 나타나, 동네마트나 슈퍼 등 소매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개선 의지도 부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나들가게와 같은 정부 제도에도 골목상권의 특성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이 있어, 소상공인들이 개선의지를 잃은 부분도 있다.

슈퍼마켓 관련 카페 ‘좋은 슈퍼 만들기 운동 본부’에 올라온 점주들 의견에 따르면, 제공되는 POS를 통해 실시간으로 매출 데이터 등을 수집하는 점, 약정기간 이후 나들가게를 운영하지 않으면 간판을 교체해야 하지만 그에 대한 비용 지원은 없다는 점, 제품 발주시 가격은 저렴하지만 유통기한이 짧다는 점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한다면, 동네마트나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도 충분히 대기업 대형마트를 쫓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와 시설·서비스 등을 개선해 성공한 골목상권의 사례를 비교해보고 기존 골목상권에는 어떠한 문제점이 있으며, 해결방안이 있는지 알아보겠다.

전은지 기자  rosaej@sbiz.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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