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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이 다시 불붙인 대형마트 규제 논란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지 한 달. 늘어난 소비는 전통시장보다 식자재마트, 하나로마트 등 지역 중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집중됐다. 여기에 이케아,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 등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형마트 규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난달 13일부터 말일까지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반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경우 지난달 16~17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편의점 GS25도 재난지원금 포인트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 결제비중이 크게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오프라인 매출이 전년보다 5.5% 감소하는 동안 온라인 매출은 16.9% 증가했다. 매출 구성비도 같은 기간 온라인이 41.9%에서 47.2%로 늘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대형마트는 “오프라인이 다 어려운데 왜 대형마트만 규제 대상이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는 ‘대규모 점포 규제효과와 정책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소매업태별 소매판매액 비중 추이를 비교했다. 2006년엔 전통시장(27.2%)과 대형마트(24.0%)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2017년엔 온라인이 28.5%로 1위로 올라선 반면 대형마트(15.7%)와 전통시장(10.5%)은 모두 10%대로 내려앉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공룡’이라 불릴 때는 버틸 여력이 있었는데 지금은 영업이익률도 줄고 매장까지 줄이는 상황”이라며 “유통시장이 변했는데도 계속된 규제로 대형마트가 나자빠진다면 실직자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부는 소상공인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을 때까진 대형마트 규제가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비교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이미 온라인엔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점포들이 다 진출해 있는데 어떻게 떼어놓고 얘기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 역시 “국내 전통시장만 1500여개에 자영업자는 600만명이다. 경제 밑바탕을 이루는 이들이 건강해야 생태계가 안정되는 것”이라며 “지금은 규제가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소비 패턴’이 본격화되면서 온·오프라인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만들어진 만큼 이제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변경하거나 월 2회에서 1회로 줄이는 등 기존 규제를 완화해 좋은 일자리는 유지해야 한다”며 “언택트 시대에 맞춰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통시장 살리기에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의견이 나뉘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역할이 달라 경쟁자가 아니다. 경쟁력이 없어 소멸할 조직은 소멸하는 것”이라며 “전통시장 내 소상공인은 산업 측면이 아니라 사회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혁신의 중간 이름은 경쟁이다. 도전이 있을 때 혁신이 발생하는데 규제는 동기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통시장이 각자의 특색을 찾고 고객을 유인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형마트가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 교수는 “전통시장은 관광시장으로 가야 한다. 정부가 전통시장 내에 ‘다이소’처럼 젊은층을 유인할 수 있는 시설을 공실에 넣어 트래픽을 만들고, 소비자들이 시장에 오래 머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가 먼저 일자리 창출 방안을 제시하고 정부도 대형마트 온라인 규제를 완화하는 등 서로 주고받는 게 필요하다”고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전통시장은 광명시장과 산본시장처럼 특화된 영역을 구축한 뒤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대형마트가 깨끗한 환경 조성과 배송시스템을 위한 표준화 작업 등 전통시장이 지속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돕는 상생모델을 갖추면 좋다”고 설명했다.

에스비즈뉴스  themomma@themomm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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