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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일회용컵 잠시 허용…카페선 "굳이 안찾아"전문가 "다회용기로 전파 안돼…과잉대응 우려"

"매장에서 드시고 가시면 머그잔에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13일 낮 12시2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심시간을 틈타 잠깐의 여유를 즐기러 온 직장인 등 시민 약 50명이 1, 2층 좌석을 가득 채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인해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카페 내에서도 일회용품을 한시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날 뉴시스가 확인할 당시 이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곳 외에도 다른 카페 6군데를 취재한 결과, 규제 완화로 인해 일회용품 이용이 급증하는 낌새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까지 일회용품 사용 가능 소식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규제 시행 1년6개월 동안 환경 보호에 대한 시민의식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7곳의 카페들은 무조건 일회용품을 제공하기보다는 손님이 요구할 경우에만 주는 식으로 대응했다.

한 도넛 가게 직원은 "어르신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걱정되니까 (일회용 컵을 달라고) 요구할 때가 있는데 그럴 경우에만 가끔씩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페 관계자는 "서초구에서는 지난 7일부터 한시 허용됐는데, 그 이후에도 딱히 일회용품 발주가 크게 느는 모습이 나타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회용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이유는 규제가 풀렸다는 소식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페에서 토익 공부를 하던 송지민(25)씨는 "플라스틱 잔에 달라고 해도 되는줄 잘 몰랐다"며 "카페에서도 따로 안내해주지 않아서 그냥 원래 받던대로 유리잔에 받았다"고 언급했다.

서초구에서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60대 이모씨는 "얼마 전에 손님이 일회용품 줘도 된다고 먼저 알려주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며 "대형 프렌차이즈는 따로 공문이 갔을지 모르겠는데 아직까지 받은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이 사실을 알았어도 '일회용품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초구에서 거주 중인 김모(32)씨는 "한시적으로 풀린 줄 몰랐지만 알았어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세척이 제대로 된 경우에는 다회용기로 인한 코로나19 전염 우려가 없다고 알고 있고 환경 오염 문제도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송씨도 "일회용품을 금지했던 초반에는 불편함을 느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딱히 필요하지 않다"며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박힌 거북이 사진을 본 뒤로는 빨대조차 되도록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8월1일부터 식당 내 일회용품 사용에 과태료 부과를 실시한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일부 지역에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 허용했다. 지난 3일 환경부는 지자체장 판단에 따라 식품접객업소 내에서 한시적으로 일회용품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서울시도 11개구 내 일부 철도역사의 커피숍과 음식점에 대해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했다. 강서구와 은평·마포·중구·용산·강남·영등포·동대문·중랑·성동구가 대상이다. 서초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전면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했다.

이번 완화로 인해 당장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잉대응으로 일회용품 정책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다회용기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게 아닌데 커피숍까지 일회용품을 허용하는 건 과잉대응"이라며 "그렇게 치면 식당에서 밥그릇 쓰는 것도 규제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번 규제가 풀리면 다시 돌아가는데 반감이 있을 수 있다"며 "일회용품 정책 원칙만 훼손하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강민아 기자  momma-kang@mommae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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